카카오가 지난 6월부터 티스토리 블로그에 자체 광고를 넣기 시작했어요.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자사 광고 플랫폼 ‘애드핏’ 대신 구글의 ‘애드센스’만을 100%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애드핏을 장기적으로 키우는 대신 당장의 티스토리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요즘 세간에 카카오가 ‘뻘짓을 해도해도 너무 한다’란 말을 한다. 왜 이런 소리가 나오는지 지금부터 살펴보려 합니다. 최근 티스토리 서비스에 대해 많은 블로거들이 불만이 많습니다.
티스토리가 블로그들의 원성을 사게 되었는지, 카카오의 앞날도 전망해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순간의 정책 잘못으로 앞날은 지극히 불투명합니다. 왜 그런지 지금부터 살펴보려 합니다.
티스토리 떠나는 집토끼…그들에게 무슨 일이?
티스토리의 가장 큰 매력은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붙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광고도 많은데 하필이면 왜 애드센스냐고 하실 겁니다. 여타 광고보다 애드센스가 수익이 높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자신이 수주한 광고를 사이트나 블로그 게시자에게 분배를 할 때 높은 비율로 나눠가집니다. 이러니 광고를 게시한 사람은 수익이 다른 광고 풀랫폼보다 높습니다.
광고 게재도 쉽습니다. 코드를 넣을 수 있는 곳이면 언론사 사이트건, 일반 사이트건 어디든 붙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티스토리는 소스코드를 붙일 수가 있어서 그동안 블로그거들이 꿈의 플랫폼으로 여겼습니다.
그랬던 티스토리가 지난 6월부터 티스토리 블로그 영역에 자신들의 구글광고를 노출시키게 된 것입니다. 티스토리 개인 블로그 주인은 따로 있는데 티스토리가 광고를 붙이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비유로 표시하자면 세집살이 하는 커피집이 잘 되자 그 커피숍 전체에 집주인이 나타나 자기 땅이라며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동안 티스토리에 자유롭게 애드센스 광고를 붙여 수익을 올리던 블로거들은 카카오가 난데없이 ‘수익 갈라먹기’에 나섰다며 티스토리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블로그들이 워드프레스로 이사를 가고 있습니다.
애드센스보다 돈 안되는 애드핏
카카오는 7월 1일부터 카카오가 티스토리 블로그 내에 자체적으로 붙이는 광고는 전부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붙이기 시작한 겁니다다. 통상 블로거들은 외부 광고 플랫폼으로부터 승인을 받아 자신의 블로그 내에 광고를 게재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광고 플랫폼과 나눠 갖습니다. 카카오가 티스토리 블로그 내 자체 광고를 삽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당시 카카오의 플랫폼인 ‘애드핏’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카카오는 애드센스 외에 애드핏 등 다른 광고 네트워크도 추가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광고 삽입’ 정책을 적용한 지 한달이 다 되어가도록 애드센스를 제외한 광고는 채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부터 애드핏을 부분적으로 게시하고 있지만 주력은 애드센스입니다. 이는 애드센스와 애드핏이 벌어들이는 수익 차이 때문으로 풀이가 됩니다. 블로그 유형마다 차이는 있지만, 애드핏으로 광고를 다는 경우 애드센스에 비해 20~30%의 수익만 들어온다는 블로거들의 의견이 많습니다. 참고로 네이버(NAVER)의 애드포스트는 그보다 더 적은 수익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네이버의 경우 자체 플랫폼 강화를 위해 네이버 블로그 안에 ‘애드포스트’ 광고만을 삽입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애드센스 광고 갈라먹기 무슨 일이?
카카오가 공지를 띄울 때는 자체 광고를 붙이겠다고 했습니다. 이게 애드핏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애드핏은 달지 않고 애드센스 광고를 붙인 것입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블로거들 역시 애드센스 광고를 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 블로그 내에서 블로거와 카카오의 ‘수익 갈라먹기’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와 블로거 광고경쟁 “수익 1/10토막”
눈꼴사나운 일이 티스토리 블로그에 일어난 겁니다. 트래픽은 개별 블로그가 올리고 그 광고를 티스토리가 가져갑니다. 개별 블로그는 티스토리가 제멋대로 광고를 달기 때문에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쉽게 설명해서 같은 블로그 내에 기존 블로그가 붙여놓은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쑥 밀어버리고 티스토리 자체 애드센스를 광고를 붙인 것입니다. 당연히 애드센를 두고 티스토리와 개별 블로그가 경쟁하는 구조가 되었지만 어차피 경쟁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관리자로 제멋대로 할 수 있는 티스토리와 셋방살이 하숙생은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카카오의 자체 광고 삽입 이후 블로거들의 수익 감소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애드센스포럼과 디씨인사이드 티스토리갤러리 등에서 블로거들은 “하루 70달러 들어오던 수익이 7달러로 줄었다”거나 “확실히 900% 이상은 줄었다”고 잇따라 티스토를 성토하고 있습니다.
꿀자리에 티스토리 자체 광고 실어 수입 없어
이 같은 블로그들의 수익 감소는 카카오가 블로그에 강제 삽입하는 자체 광고 대부분이 ‘상단’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블로그 글의 상단은 노출도가 높아 광고 단가도 가장 높은 ‘꿀자리’로 통합니다. 티스토리는 자체 광고를 상단과 하단 중 한 곳에 랜덤하게 들어간다고 밝혔지만, 대부분은 상단에 위치하며 블로거가 설정한 광고와 경합하는 모양새를 갖췄습니다.
젠트리피케이션 왜 생각날까?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둥지내몰림)이란 말이 있습니다. 낙후된 구도심 지역이 활성화키는 말입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도 이런 일이 생겨 사회문제화 된 적이 있습니다. 주인이 커피점을 세놓고 그 커피점이 장사가 잘 되면 세든 커피점을 내쫓고 주인이 장사를 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최근 일어나는 티스토리 애드센스 현상이 이 말과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구글의 광고 정책위반 우려도
개별 블로거가 설정한 애드센스 광고와 카카오가 넣은 광고가 티스토리 측의 일방적이고 제멋대로 붙이다보니 구글의 광고 정책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일부 블로거들은 카카오 광고가 강제 삽입된 이후에 애드센스로부터 ‘광고 게재제한’ 조치를 받았다는 항의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일부 이용자의 주장이 있었으나 구글에 문의한 결과 카카오 자체 광고 삽입이 애드센스 정책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블로그 떠나는데…추가 수익 주겠단 티스토리
카카오의 말도 안되는 일방적인 횡포 앞에 많은 블로거들을 혀를 내두릅니다. 실망한 나머지 수 많은 블로거들이 워드프레스나 블로그스팟 등 다른 블로그 서비스로 옮기고 있습니다. 여러 커뮤니티 등에서는 티스토리 블로그 글을 백업하는 법, 추후 검색에서 기존 티스토리 블로그가 노출되지 않게 하는 법, 워드프레스 가입 및 광고설정 방법 등을 공유하는 글들이 적지 않습니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 놓치는 카카오
카카오의 이번 정책은 아무리 고육책이라고 해도 집토끼를 다른 플랫폼에 다 내어주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이어서 그 정책에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상당수의 블로그들이 떠나고 난 뒤 남아있는 일부 블로그로 서비스 명맥을 이어가겠다는 것인데 과연 얼마만큼의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떠난 집토끼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안 그래도 네이버와 구글에 밀리는 경쟁력이 더 후퇴할 수 밖에 없어 그야말로 ‘악수 중의 악수’라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로그가 생성하는 트래픽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
티스토리 블로그는 다음에 거의 노출이 안 된다고 다수가 이야기합니다. 소위 말하는 저품질입니다. 저품질 현상을 명망있는 블로그들 소위 말하는 파워블로그든 상당수가 겪고 있다고 하소연 한지는 오래되었습니다. 다수의 커뮤니티에서는 다음에서 일부러 저품질을 매긴다고 합니다. 그래야만 다른 플랫폼의 트래픽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커뮤니티와 개별 블로그들이 올린 글을 보면 다음에서 발생한 트래픽이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필자가 운영하는 티스토리도 다음 유입은 사실상 없습니다. 네이버가 압도적으로 많고 구글과 빙 네이트 등에서 트래픽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사실상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음에서는 유입이 없습니다. 다음에 항의를 해도 개선이 안 됩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티스토리 블로그가 트래픽을 가져오는 큰 우군인데 이 우군을 잘못된 광고정책으로 내쫓는다면 결국 그 손해는 고스란히 카카오측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다음의 잇단 악수 이젠 제발 멈춰라
예전에 포털 다음은 우리나라 인터넷 1위 기업이었습니다. 네이버랑 경쟁이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기업이었습니다. 포털 다음에 인기있는 커뮤니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고라’였습니다. 여론형성과 다양한 민심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폭발적 관심을 끌었지만 정치적인 편향성 등이 불거져 폐지했습니다. 이런 악수들이 이어지면서 기대했던 쇄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이제는 쇄신을 해야만 할 시기입니다. 쇄신을 통해 다시한번 도약할 기회를 삼아야 합니다. 그 쇄신은 누구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의 다음카카오 행보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있나요? 내부 구성원들이 곰곰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